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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의 의무

심사 비즈니스화

우연히 유튜브 쇼츠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성숙 중기부 장관이 스타트업 심사에 대해 주고 받는 대화를 보았다. 장관이 중기부 심사에서 탈락한 스타트업이 다음 해에 CES 혁신상을 받았고, 심사 위원과 심사 방식이 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은 현장에 있는 사람 중심으로 심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통령은 심사 위원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대번 눈치 챈 것 같다. 장관도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스타트업과 대화를 했다 하니 심사위원에 대한 현황을 따로 보고를 받았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기부 장관은 이 문제를 본인 임기 내에서 해결하지 못할 것 같다. 그 이유를 이제부터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R&D와 스타트업에 지나치게 관대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R&D, 위험을 무릅쓰는 기업가 정신…대놓고 정부가 이런 가치관을 강조한다. 이 세상 누구든 실패하거나 위험을 무릅쓴 것에 대한 상응한 댓가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실패는 세금으로 부담하는데…성공해서 얻은 막대한 부는 성공한 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도움 받은 만큼 도움을 준다면 실패를 두려워하고 위험을 무릅써도 좋다.

여하튼, 언제부터인가 스타트업 창업이 붐을 이루었고, 이들을 위한 엑셀러레이터나 투자기관도 그만큼 붐을 이루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스타트업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심사 과정은 주로 서류 심사, 대면 심사, 현장 실사 등으로 진행되는데, 너무 많은 신청 기업이 몰리다 보니 서류 심사는 80건, 대면 심사는 40건이 진행되기도 한다. 이게 모두 하루 분량이다. 물리적으로 정상적인 심사가 불가능하다.

심사 건수가 많아지다 보니 심사 위원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과거에는 해당 분야에 경력,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평판 중심으로 섭외했다. 이 방식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아예 심사 위원을 모집하여 심사 위원 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시장이 좀 커지다 보니 심사 활동 위주로 비즈니스로 영위하는 사람들이 많았졌다. 심사 위원이 직업인 사람에게 전문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심사 위원은 해당 분야 최고의 전문가에게 부여되는 자격이다.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이 중학생을 앞에 두고 심사를 받는 해프닝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심사 위원 수준은 논외로 두고 싶다.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을 섭외하는 것은 쉽지 않다. 회사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데 굳이 직원에게 외부 활동을 허락할 이유가 없다. 교수? 이들이 학교 밖에서 전문성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어서 별반 다르지 않다.

결국 손 댈 수 있는 것은 심사 방식이다. 그런데 이 역시 쉽지 않다. 많은 쟁점이 있는데 한 가지 따져보자. 스타트업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든다. PG(Payment Gateway) 서비스인 경우, 결제 인증, 토큰화, 보안, 사기 탐지 등 여러 기술의 집합체다. 이런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에 대해 현재는 개발자로 재직 중인 심사 위원이 없는 상태에서 심사하고 있다.

제대로 심사하려면 스타트업별로 요소 기술을 정의하고, 심사 위원도 매 심사마다 재구성되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지금처럼 마구 양산하는 환경에서는 심사 위원도 마구 섭외할 수밖에 없다. 양보다는 질적 추구가 필요하다. 심사 과정은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심층적인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적어도 심사 과정은 녹화 또는 녹취하여 심사 대상자에게 공유되어야 한다. 잘못된 심사는 이의 제기를 통해 재심사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잘못된 심사를 한 심사위원은 퇴출되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jkugfMPpP3M&t=14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