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시간의 개념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으며, 사물과 사건을 시간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행동(action)이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사건(event)을 만들고, 이 사건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진행된다. 각각의 행동이나 사건마다 독특한 경험이 만들어지고, 이러한 개별적이고 부분적인 경험들이 함께 흘러 전체적인 경험을 형성하게 된다. 이처럼 경험은 동적이다. 이와 같은 내용이 'Philips’사의 경험 디자인 연구보고서에 포함되어 있다.
그림에서 보면 경험은 단 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축을 따라 점진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험은 인상, 발견, 사용, 기억 단계를 거쳐 만들어지며, 과거의 개인적 기억과 문화적 준거(individual memory & cultural reference)에 의해 형성된 기대가 경험 전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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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단계(impression): 경험이 시작되면, 사람은 대상에 대한 첫 느낌(feeling & idea)을 갖는다. 그리고 이것은 다음 행동을 결정한다. "첫인상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말처럼 첫인상은 경험 형성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특히,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은 대상에 대해 불완전한 심성모형(mental model)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첫인상이 나쁘면 나머지도 나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좋은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은 나쁠 게 없다. 첫 느낌이 좋으면 기대감과 호기심을 갖게 만들며, 이것은 사용자 행동이 다음 단계로 좀더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점에서 제품의 외형, 웹 사이트의 초기 화면처럼 경험이 시작되는 곳은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도록 디자인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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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단계(discovery): 상호작용이 시작되면, 사용자는 미처 몰랐던 현상이나 사실을 알게 된다. 첫 느낌은 좋았지만 막상 사용해 보면 실망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사용자는 인상 단계에서 얻었던 이미지(image)와 직접 경험한 실제(reality)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인상 단계는 심리적 과정이다. 그러나 발견 단계는 신체적 과정도 포함한다. 즉, 몸소 직접 체험하기 때문에 판단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게 되면 사용자는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려고 할 것이다. 이 때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문제 해결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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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단계(use·do): 문제해결에 대한 확신이 서면, 사용자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그래서 경험 형성에 끼치는 영향도 가장 크다. 상호작용의 양상은 사용자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상호작용이 다르면 경험도 다르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똑 같은 경험(ready-made experiences)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만의 고유한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고유하다’는 것은 자신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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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단계(memory): 상호작용이 완료되면, 사용자는 상호작용의 과정과 그 결과를 기억하게 된다. 기억은 경험의 결과물이며, 새로운 경험에 영향을 끼친다. 기억은 이전 경험(prior experience)을 포함하고 있으며, 경험을 해석하기 위한 준거의 틀(frame of reference)을 만든다. 즉, 기억은 경험에 의해 형성되고 경험을 통해 발전된다. 그리고 기억은 사용자에게 영향(affected)을 끼치며, 이 영향이 쌓여 새로운 기대(expectation)를 만들고, 그 기대가 또 다른 경험으로 이어진다. 좋고 나쁨에 대한 기억이 제품의 선택 여부를 결정짓는 추상적인 기대를 갖게 만든다면, 사용 절차나 방법에 대한 기억은 제품의 사용 여부를 결정짓는 구체적인 기대를 갖게 만든다.
제품이 복잡할수록 디자이너의 고민은 더 커진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디자인 해법은 경험의 단순화다. 이것은 사용자와 제품 사이의 상호작용을 간결하게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복잡한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한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흐름(flow)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복잡한 제품을 이용하면서 사용자는 많은 요소를 접하고 다양한 상황을 만날 것이다. 적은 요소를 접하게 하거나 획일화된 상황을 만나게 하는 것보다는 사용자 흐름(user flow)이 방해 받지 않도록 개선하여 많은 요소를 접하고 다양한 상황을 만나더라도 경험이 조화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