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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DESIGN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역할 (Core Experience Design Roles)

게시 2023-05-02

경험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를 갖지 않는다. 수많은 경험들 가운데 의미를 갖는 경험은 매우 적다. 경험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경험의 요소들이 사용자에게 주어진 상황(context)과 얼마나 잘 부합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창 밖의 풍경은 여행자에겐 멋진 풍경이지만, 운전자에겐 그저 풍경일 뿐이다. 여행자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경험을 가질 수 있지만, 운전자는 그럴 만한 상황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풍경을 기억조차 할 수 없다. 기억이 없다면 경험도 없다.

이처럼 상황 요인은 경험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 단순히 ‘사용자는 어떻다’, ‘환경은 이렇다’, ‘제품은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 등의 가정과 논리만으로는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 특히,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정형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래서 상황 논리에 집중하다 보면 배가 산으로 가듯 제품이 이상한 꼴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 사용자의 요구와 제품의 반응이 일치하지 않게 되어 사용자와 제품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이러한 사실을 Challis Hodge가 한 장의 그림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Challis는 ‘Experience Design = Information + Controls + Time + Context’ 라는 명제를 제시하였다. ‘정보’(information)는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을 의미하며, 이것을 디자인하기 위해 정보 설계(Information Architecture) 또는 정보 디자인(Information Design)이 필요하다. ‘도구’(controls)는 정보 처리를 위한 제어 요소 또는 사용 방법을 의미하며, 이것을 디자인하기 위해 인터페이스 디자인(Interface Design) 또는 시각 디자인(Visual Design)이 필요하다. ‘시간’(time)은 사용자 행동의 연속적인 흐름을 의미하며, 이것을 디자인하기 위해 인터랙션 디자인(Interaction Design)이 필요하다. ‘상황’(context)은 정보, 도구, 시간이 의미 있게 연결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며, 이것을 디자인하기 위해 사용자 경험 디자인(Experience Design)16이 필요하다.

각각의 디자인 영역이 무엇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살펴보자.

  • 정보 설계(information architecture): 정보 설계 영역에서는 정보를 어떻게 분류할 것인지(classification), 분류한 정보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organization), 정보의 분류와 구성이 어떤 구조(structure)로 만들어져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정보는 본질적으로 어렵다. 이 영역의 주요 관심사는 정보의 본원적 성질과 차별적 특징을 이해하여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게 정보를 설계하는 것이다.

  • 인터랙션 디자인(interaction design): 인터랙션 디자인 영역에서는 사용자와 제품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상호작용의 진행 상태에 따라 사용자와 제품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결정한다. 상호작용은 주고받는 과정이며 시간에 따라 조건이나 상태가 달라진다. 시간에 따라 사용자는 시스템에 점점 익숙해지고, 시스템은 사용자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정보는 본질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만약 정보를 다루는 방법마저도 어렵다면 사용자는 큰 어려움에 직면한다. 이 영역의 주요 관심사는 정보를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순서로 연결하여 사용자의 요구와 필요에 맞게 사용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다.

  • 인터페이스 디자인(interface design): 인터페이스 디자인 영역에서는 정보를 사용하기 위해 어떤 제어 요소(controls)가 필요한지, 이 제어 요소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어떤 화면 요소(interfaces)가 필요한지를 결정한다. 인터랙션 디자인에 의해 설계된 상호작용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며, 이 영역의 주요 관심사는 반드시 필요한 제어 요소를 선정하여 사용자의 요구와 필요에 맞게 화면을 설계하는 것이다.

  • 사용자 경험 디자인(experience design): 경험 디자인 영역에서는 사용자가 놓여 있는 상황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서로 다른 디자인 요소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 영역의 주요 관심사는 정보 설계, 인터페이스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 영역을 통찰하여 사용자의 요구와 필요에 맞게 경험 요소의 연결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달리, Challis는 시간상황을 강조했다. 제품과 시스템은 한 번의 사용으로 끝나는 대상이 아니므로 시간의 축으로 흐르면서 경험은 달라진다. 또한 사용자마다 관심, 능력, 배경, 목적 등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경험은 달라진다. 이것은 시스템도 사람처럼 시간과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스스로 계산하고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일종의 유기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런 시스템에서 겪는 사용자 경험은 결코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듯, 사용자 경험이 이럴 것이다라고 섣불리 단정짓지 말아야 한다. 만드는 사람, 평가하는 사람 모두 사용자 경험을 얘기할 때는 좀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이 시스템의 사용자 경험은 이렇다’라고 말하고 싶다면, 오랫동안 사용해 보고 여러 가지 상황을 직접 체험한 다음 말해도 늦지 않다.


16 이 책에서는 'Experience Design’과 'User Experience Design’을 엄연히 구분하고 있으므로 Challis가 말하는 'Experience Design’은 '사용자 경험 디자인’으로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