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이 형성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경험은 일련의 물리적·인지적 과정을 거쳐야만 완성된다. 만약 모든 자극에 반응하거나 경험이 저절로 형성된다면 사람은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용자는 의미 있는 자극에만 반응하며 이 반응이 행동으로 연결되고 행동의 결과에 대한 사용자의 가치 판단이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하나의 경험이 형성된다. 이처럼 경험이 나름의 정교한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데, 이러한 사실을 Jess Mcmullin이 한 장의 그림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Jess는 경험은 단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이 의미 있게 서로 연결되어야만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사용자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결과물(outcome)을 얻게 되며, 이에 대한 평가 결과에 따라 경험의 순환 여부가 결정된다. Jess는 이것을 순환 구조(cycle)로 표현하였고, 다음과 같은 순환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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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trigger): 반응이나 사건은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지 않는다. 사용자가 자극에 반응하거나 행동에 옮기는 것은 그에 걸 맞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쇼핑몰을 방문하는 이유는 원하는 아이템이 있거나 과거의 구매 결과가 만족스러웠기 때문일 것이다. 마케터는 광고나 오퍼링(offering)을 통해 계기를 만들지만, 디자이너는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계기를 만든다. 이런 이유로 사용자 경험이 좋은 시스템은 그만큼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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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expectation): 사용자는 시스템에 대해 나름의 기대를 갖고 있다. 그 기대가 맞으면 만족하고, 기대에 미치지 않으면 불만이 생긴다. 그래서 기대는 경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과거에 사용한 경험이 있었다면 그에 해당하는 기대를 가질 것이다. 처음 사용하는 경우라도 ‘사용하기 쉬웠으면 좋겠다’, ‘찾고자 하는 것이 바로 눈에 띄었으면 좋겠다’ 등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를 가질 것이다. 가령, 쇼핑몰의 초기 화면에 구입하고자 하는 상품이 전시되어 있거나 해당 상품이 포함된 카테고리를 적은 노력으로 찾을 수 있다면 그 초기 화면은 기대에 잘 부합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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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성(proximity):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곳이 가깝다면 사용자는 적은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곳 저곳을 헤매다가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 정보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정보를 읽고 이해하는 과정보다 정보를 찾고 이동하는 과정에 더 많은 노력이 투입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 경험이 시작되는 곳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곳과 가깝게 위치하도록 설계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만약 부득이하게 가깝게 위치시킬 수 없다면 이동 경로를 단축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바로가기 링크, 키워드 검색 등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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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성(awareness): 사용자가 원하는 곳까지 무사히 도착했다면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무엇보다도 잘 읽고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고 흐린 글씨나 어려운 용어는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다.
인식 과정은 고도의 지각 및 인지 능력(perception & cognition)을 요구하기 때문에 사용자마다 차이(gap)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시력이 약한 사용자는 작고 흐린 글씨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되며, 이해력이 부족한 사용자는 어려운 용어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문제 해결은 정보를 어떻게 읽고 이해하느냐가 관건이므로 인식성을 높인다면 사용자 경험은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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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성(connection): 사용자가 원하는 바와 이에 필요한 요소가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성질을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유심히 살피지 않더라도 연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면 사용자는 자신의 생각을 신속하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가령, 쇼핑몰에서 '등산용 배낭’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등산’, ‘배낭’ 등과 같은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물건을 탐색할 것이다. '산’이나 '등산’을 표현하고 있는 시각물이나 '배낭’의 실제 사진을 발견한다면 사용자는 자신이 찾고자 했던 대상임을 확인하고 다음 행동을 준비한다. 이 때 연관성이 높을수록 행동은 촉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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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action):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읽기, 입력하기, 조작하기 등 다양한 방식의 사용자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읽기(reading)는 역동성은 낮지만 실제로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행동이다. 입력하기(input)는 빈도는 낮지만 난이도가 높은 행동이다. 조작하기(controlling)는 난이도는 낮지만 역동성과 빈도가 높은 행동이다.
이러한 행동들은 적은 노력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읽기는 신속하게(rapid), 입력하기는 쉽게(easy), 조작하기는 편하게(comfortable)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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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response): 시스템은 사용자 행동에 대한 반응을 제공한다. 만약 사용자 행동에 대해 시스템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거나 반응이 늦으면 오류 상황으로 오해하거나 느린 동작에 대해 짜증낼 수 있다. 오류가 발생하면 사용자는 시스템 오류(system error)보다는 사용자 오류(user error)를 먼저 떠올린다. 이런 경우를 자주 겪게 되면 불안감이나 초조함을 느끼게 되어 사용자 행동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동작이 늦으면 자연스러운 흐름이 깨진다. 이렇게 되면 상호작용할 때마다 과민한 반응을 보이게 되어 심리적 스트레스가 커지고 몰입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시스템은 사용자 행동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하며, 사용자 기대와 일치하는 반응을 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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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evaluation): 시스템 반응이 사용자 기대와 일치하는 지를 평가한다. 만약 일치한다면 사용자는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고, 이 경험은 순방향으로 전이되어 또 다시 사용자 경험의 순환 고리로 들어서게 된다. 이것이 웹 사이트를 재방문하거나 제품을 다시 구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치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만족스럽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고, 이 경험은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나거나 부정적인 입소문처럼 역효과를 낼 수 있다.
Jess는 사용자 경험을 순환 구조로 표현했다. 이것은 사용자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일련의 사용자 행동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체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빠짐없이 잘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사용자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잘 지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들쑥날쑥한 것은 좋지 않다. 가령, 버튼이 클릭하기 편하게 디자인되었더라도 시스템 반응이 늦다면 사용자 경험은 좋을 수 없다.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려면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향상되어야 한다. 그래서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는 팔방미인이어야 하며, 부분을 분석할 수 있는 동시에 전체를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